아름다운 추억만들기 산악회 시산제 2월 27일 수락산
아름다운 추억만들기 산악회 시산제
-2005. 2. 27. 12:00 수락산-
서기 이천오년(2005)년, 을유년 이월 이십칠일, 바야흐로 저희 아름다운 추억만들기 산악회 산악대장 지운외 회원일동은 이곳 수락산 중턱에서
이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처음 찾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요,
때는 재작년 팔월 열나흣날 이었으니 어언 두해 성상이 물흐르듯 흘러 갔으메, 오늘 이곳을 다시 찾은 우리들의 마음에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
돌이켜보면, 매달 한번씩 산을 올라 그 오른 산의 이름만 하여도 열여덟에 이르고 그 오른 연인원만 하여도 이백여 인에 이르나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산행 하나 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아무 다친이도 없었고 아무 낙오자도 하나 없었으니, 이는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저희가 오늘 이곳을 다시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되, 일단 산에 들면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물이며, 구름이며 나무며 풀이며 바위 하나하나가 모두 제각기의 모습과 몸짓으로 서로를 소리쳐 부르는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 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흥에 겨워 질러대는 노래소리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주신 신령님이시여! 아무쪼록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멘 우리들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허리에 찬 수통속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늘 채워 주시고, 험로에 이르러 몸뚱이를 의지할 저 로프가 낡아 헤어지지 않게 하시고, 독도를 잘못하여 엉뚱한 골짜기를 헤메이지 않게 하시고, 조난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무서운 밤을 지새지 않게 하소서.
또한 바라오니,
천지간의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한포기 꽃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한마리 다람쥐 한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또한 바라옵나니 회원일동은 상호간에 화목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전국의 명산 명찰을 찾아 나서는 산행 답사의 길이 아무런 사고 없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천지신명의 따뜻한 보살핌을 바라오니 부디 저희들의 앞날에 축복과 행운을 내려 주십시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소서.
이제 올리는 이 술한잔 받으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살펴 주소서. 절과 함께 한순 배 크게 올리나이다.
서기 이천오년 이월 이십칠일
아름다운 추억만들기 산악회 산악대장 지운외 회원일동 배상
'▩ 국내여행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0) | 2005.04.30 |
---|---|
도봉산 (다락능선) (0) | 2005.04.30 |
도봉산 (0) | 2005.02.09 |
도봉산산행(원도봉능선) (0) | 2004.12.12 |
도봉산 (0) | 2004.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