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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아침마다 안개가 가득하다 창너머로 들어오는 안개낀 풍경이 김승옥님의 무진기행을 생각나게 한다 나는 그 안개가 걷히도록 한참을 바라다 본다
아마도 내가 다리가 아픈 것은 음악을 켜놓고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창으로 들어오는 안개에 갇힌 초록나무를 바라다 봐서일 것이다 안개가 걷히면서 서서히 나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 봤다 그냥,,한 번쯤 하던일 밀쳐놓고 그렇게 넋놓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좋은 말로 나를 알아가는 여백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또 한 번 눈이 멀고 귀도 멀고 간간히 쉼호흡만 있을 뿐이다 초록의 농담이 이제는 깊을대로 깊어 자신을 태우듯이 보인다
요즘은 어쩌다가 좋은 음악을 듣게 되면 검색을 해서 아니 구해서 블로그에 올려놓고 한 번씩 눈을 감아 본다 음악 하나 감상 하는 것으로 나는 마음의 부자가 되기도 하고 가장 행복한 사람인것처럼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가슴으로는 내가 미치도록 사랑한 기억,,, 어느 누군가 내 가슴을 후려친 기억 토끼풀로 꽃반지 하던 기억까지 젖어든다 결코 난 빗장 걸지 않는다 이런 아주 웃기지도 않는 망상이 때론 나를 진화 시키기에,, 그러나 그것도 잠깐 어느샌가 무의 상태로 된다,,너무도 편안한 무
어제 저녁에 아이가 주방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결에 아카시아 향이 좋다고 얼굴을 들이민다 그런데 이미 아카시아가 진지 오래다 아이는 무슨 향을 맡은 것일까 마냥 취한 듯한 모습에 난 맘속에 소롯한 오솔길 하나 생기는 듯 했 다 혹시 초록이 가져다 주는 아름다움에 마음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아닐까 나도 그러지 않았는가 저녁 준비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그런데 그건 빗소리였다
이렇게 마음이 먼저 자연을 받아들이고 마음대로 해석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가슴은 넉넉해지는것 아무러면 어떠랴 가끔씩 정답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으면 된거 아닌가 마음이 받아들이고 싶으면 받아들이고 밀치고 싶으면 밀어내면 그뿐
덕분에 귀를 닫고 마음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코를 막고도 마음으로 향을 맡을 수도 있다고 잠시 생각해 봤다 마음,,,어쩌면 자연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내 몸과 자연이 하나 되어 도취되는 것,내가 너와 더불어 하루를 엮듯이
우리가 잠시 일상에서 눈을 돌려 바라보는 들꽃 하나, 창문에 부딪혀 흔적을 남긴 빗방울 조차, 넓어져가는 감나무 이파리 하나에서도 얼마나 큰 마음의 안식을 얻는가 언제나 그 만큼의 몫으로 다가오는 나무, 햇살 ,들꽃, 바람, 풀잎 하나,,, 베란다에서 지독한 향을 준비하고 있는 치자나무 마져,,
아마도 오늘 난 또 음악에 취해서 사고를 살찌우지 싶다 그리고 또 얼마나 이 넓은 초록속에서 작은 몸짓을 하려는지,,,
하늘은 여전히 습한 더위를 잔뜩 물고 있다 바람 역시 습기를 잔뜩 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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