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그리고 가정
1992년 12월 29일 ‘강원도민일보’
이형재(李亨宰), 정지인(鄭智仁)씨는 춘천 어디에서나 눈에
잘 띄는 부부다.
어느 모임에나 부부가 함께 얼굴을 내미는 일이 많은데다
이들이 즐겨 입는 한복이 사람의 눈을 끌기 때문이다.
조각가인 李亨宰씨와 아내 鄭智仁씨의 만남은 전시장에서
이루어졌다.
문인화를 그리는 智仁씨의 작품을 보고 “화면 전체가 시원스럽고 생기 넘치는 필력과 대담한 터치에 마음이 쏠렸다” 는 亨宰씨.
차(茶)를 좋아하고 우리 것에 대한 관심-. 많은 부분에
공통된 점을 발견한 이들은 87년 한 가정을 이루었다.
한달의 반은 여행을 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지만
집에 있을때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 방 한칸을 茶室로 꾸며 부부가 함께 차를 나누는
시간과 손님들에게 차 대접하는 일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84년 한국청년작가대상 최고상을 수상한 李씨는 결혼후
작품 세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아내의 풍부한 불교지식과 철학을 접하면서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사이 그 속에 빠져들어 작품 속에서도
이러한 철학들이 자리 잡게 되었다.
부부끼리 같은 취미를 즐기기 때문에 자연히 함께 자리하는
일이 많다.
전람회를 비롯해서 시낭송회, 음악감상회, 불교모임등에
함께 참석하고 꼭 가야 할 자리인데 시간이 맞지 않으면
둘중 하나가 자리를 대신하기도 한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새벽이 되곤해요.
이제는 으레 새벽 4시쯤에나 돼야 잠드는 것이 습관화
되었어요.“
입시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작품생활에만 전념하고 있는
이들 가정은 예전보다 생활형편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부부가 시간을 함께 나누며 독서 시간을 늘리는 등
서로의 자기개발 시간으로 삼고 있다.
서로 작품을 하는 동안은 ‘신경 건드리지 않기’에 주의하며
창작욕을 북돋워 준다는 이들은 서로의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제 급한 성격을 보완해 주어요. 싸움을 하려해도 노래를 불러대 싸움을 피하곤 해요.” 아내 智仁씨가 남편을 평하는 말이다.
상대적으로 亨宰씨의 칭찬도 인색하지 않다.
“불교적으로 보면 아내는 전생에 수양을 많이 한 사람입니다.”
결혼을 통해 서로 보완해가며 인간으로서 성숙해가는 것을
느낄 때 결혼의 진실한 의미를 깨닫는다는 이들은 결혼의
달콤함 보다는 물맛처럼 변하지 않는 부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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