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길을 돌아서면/ 글 서현경
오래된 성곽처럼
무너진 생활 앞에
페허를 감싸 도는 바람에
묻어나간 希望 한자락
그래도
저 길을 돌아서면
수분이 부족한 땅 위에서
참, 오래도 견뎌 왔지만
돌아서는 저 길에
펼쳐질 바다가 그리운 것은
거부할 수 만은 없는 강렬한 誘感
가도 가도
바다는
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나는 그만,
주저앉고 싶다.
바다로 가는 길이
갈증을 재촉하란 것을
알면서도
길을 돌아설 때 마다
어느새 바다를 쫓고 있는
나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저 길을 돌아서면
길섶을 지나는데 작은 돌멩이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문득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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