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앓았다. 사람의 관절은 몇군데나 되길래 이리 오만전신이 콕콕 쑤시는지...바늘로 살갗을 찔러대면 이런 느낌일까? 차라리 암생각없이 눈감는게 낫겠다는 둥 이틀을 끙끙 거리고 나니 사흘째 되는 날 보다못한 부모님이 야매(?)로 간호사를 불러 링거수액을 공급받고 31일 오후가 되면서 그나마 일어나 앉고 침이나마 흠칫 놀라며 삼킬 수가 있을 수 있었다.
아직 누워서 새해맞을 만큼 맛간 인생 아님을 증명하듯 오늘 아침엔 2층에 올라가 부모님과 아침식사를 함께 했고...몸살끝 질기기도 하여라 다시 누워 한나절 땀흘리며 뒤척이다 보니 저녁되면서는 훨씬 몸이 가벼워졌다.
TV를 켜봐도 뭐가 어쩌고 저쩌고 당췌 시끄러워 펴든 책이 바로 "죠엘" 눈물과 콧물을 범벅해가며 한숨에 읽어내렸다.
세상에 못난 여동인 그깟 몸살로 세상을 버릴 생각까지 했다니 진짜 바보 돌팅이 따로 없다. 역경과 장애를 이겨낸 장한 젊은이의 이야기에 감동받은 것은 물론 죠엘이 그의 하나님과 교감하는 부분에서 난 도움받은 것이 있다. 종교와 상관없는 원칙과 존귀를 내게 필요한만큼 배웠다.
나역시 확실치 않고 뭔가 구체적 표현도 어려운,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 정말 그 무엇이 무엇인지 늘 찾고자 했고, 그러나 늘상 한개가 비는 공허한 화두에 대한 깨달음의 갈피를 한쪽 잡았다는 확신이 선다. 난 대체로 말을 하면서도 실체를 그리지 못한 채 떠들었었는데 어쩌면 늦더라도 한 칸씩 어떻게, 무엇으로 채워가면 되는지...될 것 같다. 할 수 있어야겠다. 마지막의 그림이 선명하다면 과정과 방법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풀한포기에서도 새소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애기들도 아프고 나면 한뼘 더 큰다는데 분명 사흘의 자리보전이 부질없는 병치레로만 끝나지 않았으니 이또한 결실있어 감사하다.
해가 바뀜으로 난 이제 불혹이라는 사십세가 되었다. 마흔의 얼굴을 책임지라~는 말을 참 겁내 했었는데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겠다싶으니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한다.
플래닛 친구들께 죠엘을 꼬옥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고,
눈 빼꼼 보이는 쟤는 길재가 놓고 간 인형인데 이름은 "紫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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