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운은?/지운은

아버님 추모 45주기일에(’05.09.13)

지운/서동식 2005. 9. 13. 16:37

아버님 추모 45주기일에(’05.09.13)

오늘은 내가 이세상에 태어나도록 해주신 아버님 추모 45주기일이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9살)때 아버님이 돌아 가셨으니 꼭 45년 되는 날이다. 어린 초등시절 강원도 인제 첩첩산중 산간마을에 오래된 낡은 흑집에서 신음하며 마지막 운명을 다하신 나의 아버지는 그때 나이 겨우 31살이었다.

할아버님 소상때 사용할 물품을 구입차 시골 면소재지의 5일 장을 보러 가시다가 주막거리에서 술을 마신게 탈이 나 3일만에 병원도 멀어 엄두도 못 내시고 ~~ 지금생각하면 급성 맹장이나 된듯하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어른들의 실수로 청년인 나의 아버지는 목숨을 거두신게다.

강산이 네 번 반을 변해 어느덧 45년이라는 긴 세월속에 나는 늘 아버지라는그리움속에 말없이 살아왔다. 어머니도 몇년전에 돌아 가셨다. 지금은 모두 내곁에서 떠나신 나의 부모님들~~ 이제 내 나이가 쉰을 훨씬넘어서야  부모님의 은공을 알수 있나보다.

나의 아버지는 6.25동란때 피난생활하면서 돌위에서 밤을 지샜던 관계로 척추에 이상이 있었는데 침을 잘못맞아 허리의 등뼈가 툭 튀어나와  곱추가 되셨다.
어릴때 기억으론 3년간 가마봉이라는 깊은산중에 들어가서 천일기도를 드리고서야 세상 밖으로 걸어서 나올수 있었던 아버지다. 시골의 마을 사람들에게 편지를써주며 받은 편지를 읽어주고 춘향전이나 장화홍련전 같은 이야기책을 읽어주면서 마을사람들과 정말 사람 사는 재미를 느끼며 살려던 분이었는데~~


 

내가 살아오면서 아버지 없는 설움을 다 말할수 없을테지만  그냥 어려운 일이 있을때면 나혼자 남몰래 울어야만 했다. 그 어느 누구 한사람 나를 위해 조언 해주는 사람 없이 ~ 그렇게 나는 중학교 1학년부터 객지 생활이었고 ~ 나는 독학으로 자수성가했다.

아비없는자식 후레자식이라는 그런 소린 듣지 않기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모진 고통도 참고 견디며 25년간 모범공무원 생활을 걸쳐 6년전 명예롭게 공직을 퇴직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2년전 한식때 아버님과 조상님들의 묘를 모두 파내어 화장하고 지금은 어머님만 용미리 왕릉식 추모공원 납골당에 모셔져 있다. 고향의 마을이 군사 훈련장으로 변했기 때문에 하는수 없이 유골을 파내어 화장해서 다시 산소가 있던 자리에 뿌렸다.

산소가 없기 때문에 벌초할 일은 없어 졌지만 그래도 기일만은 잊지 않고 챙겨 제사를 모신다. 오늘저녁은 나의 여동생들 세명과 모두 한자리에 모여 제사를 지내며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조용히 가족모임을 갖고져 한다.  아버님의 영혼이 오늘저녁 제사에 오실지 안오실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자식된 도리로 최전을 다할 뿐이다. 아버님 어머님 지금계신곳에서 편하게 계시라고 전하고 싶다.

 2005년 9월 13일    아버님 추모 45주기일에 아들 지운 씀


 

 

 

beautified_ㅁ.jpg
0.03MB

'▩ 지운은? > 지운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강색 손지갑  (0) 2005.12.23
청계천 24시  (0) 2005.10.10
퇴근시간에~  (0) 2005.09.09
새벽을 열며~  (0) 2005.07.29
내가 입술이 부르트는 이유는~~  (0) 200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