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말을 할 수 있으리오
무슨말이 도움이 될것이며
무슨글이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무말도, 아무글도, 세상에 숱한 명언들, 숱한 격언들
그모두가 무슨 소용이 있더란 말입니까.........
그져 세월을 보내는 수 밖에 내가 죽어가는 수밖에....
한번 가면 다시는 오지않는길
혹여 체취가 남아 있는 옷이 없을까 이것 저것 꺼내서 맡아보
고 펼쳐보고 했던 기억 밤새 울어본 기억 기억......
아스라한 추억에 눈시울이 붉혀집니다.
가슴이 미어져 턱까지 차 오릅니다.
사랑하는 이 들을 잃는다는것
마지막이란 단어
정녕 볼 수 없는 단어
너무나 쓰기도 쉽고 읽기도 쉬운 단어들
하지만 하지만 마지막이란 단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글귀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행해 보신분들만 아는것이라 믿어집니다.
현경이의 죽움으로 인해 가족들의 상처가 너무나 클겁니다.
마치 산자와 죽은 자의 사이에 서 있는 기분이죠
나를 아는 사람은 만나기 싫고 차라리 모르는 사람이 편했었죠
세월의 보냄과 함께 어쩔수 없는 인연의 끊김이란 확인이
더 진해지면서 서서히 주변 사람들과 가까워 지더군요.
그래서 함께 나누고 함께 얼키니 더 가벼워 졌습니다.
가족간에 서로의 정이 두터워 지리라 믿으며 어쩔수 없는
현실에 너무 애닯아 하시지마시고 안쓰러움만 갖으시고
현경이의 보다큰 마음을 읽으리라 믿지만 그래도 인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장례식에 참석 못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손이라도 잡아주곤 해야 했는데
사모님께 더욱 미안합니다.
꼭 보내는날 전으로 돌아가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길을 돌아서면을 읽으면서 현경이의 똘똘함과 성숙함과
똑똑함을 곁에서 보는듯 했습니다.
꼭 아빠를 닮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참 예쁘군요 그래도 가슴에 묻지 마시고 하늘에 묻으십시오
자식은 가슴에 묻는 다는데 제 마음이 그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몇자 적어보고 무슨 얘기라도 해야만 편할것 같아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부족한점 탓하시고 무례한점 탓하십시오
죽은자와 산자를 떠나 함께 공유할 것입니다. 저 또한 항상
함께 함으로 믿고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애써 잊을려 하지도 않고 애써 웃으려하지도 않고
그냥 민들레 홀씨처럼 현실에 적응하고 살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아지더군요 꼭 웃는날이 많아지실 겁니다.
현경이에 대한 도리를 다 하시는걸 보고 존경을 표 합니다.
또 뵈올 날 있겠지요 두루 건강하십시 현경이의 명복을 빕니다
잠실에서 현숙, 선영엄마 보냄
[2000.4.12 받은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