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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손톱 밑에 끼여 아픔을 주는 가시처럼..

지운/서동식 2008. 5. 6. 20:42
손톱 밑에 끼여 아픔을 주는 가시처럼.. 2006/05/08
휘서 http://planet.daum.net/dssur/ilog/3737650 복사

 

 


몹시도 아프다.
자판을 두드리는 검지 손가락.

.....하룻동안 봄" 처녀가 된 그 값이다.

봄"의 들판에 앉아 보았다.
얼마만인가...
지난 가을 누렇게 변해가는 황금 들녘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며
한참이나 가을 한 절정에 서 있어 본 이후로..
오늘이 첨이다.

무엇하다가 이렇게나 바깥 세상을 등지고 살다시피 했는지.
그러나.. 후회는 없다.
나름대로 내 시간들을 채웠기에..
내 맘에 예쁘고 고운 맘들을 담아가는 시간들이였기에.


퇴비가 높이 쌓인 밭두렁 논두렁을 보며
거기에 쪼그리고 앉아 쑥캐는 나와 딸아이는
바람속에 약간의 심술이 든 차가움도 있었지만
시원함으로 얼굴에 부딪히는 그 느낌이 참 좋은 하루였다.
도시에 살았다면 이런 체험을 아이들에게 못해줄건데...

시간이...지남에 닳고 닳아 평지처럼 평평해 보이는
어느 할아버지의 묘 옆에 가만히 쉼을 하고 앉았다.

문득 떠오르는 좋은 사람의 생각^^*.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좋은 사람.
바구니에 가득 담긴 쑥향을
몇 마디 말로라도 얼른 전해주고 싶은 사람.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민들레의 샛노란 화사함으로..
보라빛에 진하게 맘을 담은 듯한 할미꽃의 수줍음으로.

늘 따뜻히 받아주는 친구.
늘 이해해 주려는 친구.
참 많이도 바쁜 친구.
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
그리고 담에 나를 챙겨주는 친구.
그런 챙김에 어쩔땐 매우 서운도 하지만
나름대로 멋지게 보이는 친구^^*

전화를 한참이나 통화한 후..
부지런히 바구니를 초록빛의 쑥으로 채운다.
친구를 생각하며 싱그러운 쑥향으로 부지런히 채운다.
샛노란 민들레에게도..웃음주면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예쁜 할미꽃에게도 찐한 맘을 건네며..
좋은 사람의 생각은 세상의 모든것에게도 편안히 웃음짓게 만든다.

기분 좋음도 잠깐.
하룻동안 봄의 들녘에서 봄처녀 그것이 된 값을 치러야 했다.
앗~~~~~~~~!!!
가시가 심하게 내 손톱 밑을 찌른다.
얼른 가시를 빼어 보지만 그래도 아프게 나를 찔러대는 남은 가시
검지 손가락 입에 가져가 빨아도 보지만..
여지없이 절반은 까맣게 손톱 밑에 남겨진다.

얼른 집에 들어가서 손을 씻는다.
검지 손톱밑이 아린듯 저려오고 손등이며 손바닥..상처가
한 두곳이 아니다..물이 닿자마자 온 손이 알싸하게 아프다.

잠깐 생각해본다...
요즘 심하게 봄" 그것을 맞으며 늘 내 곁을 맴맴거리는 단어.
...사랑이란 이런 느낌일까..

늘..기쁨을 주면서도
늘..세상 모든것에도 따뜻한 웃음을 던지게하고
늘..하루를 희망으로 채워주기도하고
꿈꾸게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손톱밑에 끼인 가시처럼
넘 보고픔의 그리움으로,
커져가는 맘에 대해 만족스레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으로,
늘 돌아서면 느껴지는 허전함들로
그렇게 그렇게 맘을 찔러대는 가시..
그것이 사랑"인가 보다.

보이지 않던 상처들이 물이 닿으니
저마다 소리를 질러대는 것처럼..
쑥을 캐는 봄'들녘에서의 한 낮의 추억이 좋았다면,
시간이 흘러 손이 물에 담가지는 저녁 그 시간에는
온전히 상처로 남겨 두 손 맞잡고 오무르고 있는것.
그것이 사랑인가 보다.

집에 오자마자.. 짝꿍에게 검지 손가락을 쭉~ 내밀어 본다.
아프지 않게 정성스레 빼주려고 살살 바늘끝을 움직이는 그 마음씀
그것도 사랑..일것이다.

손톱밑의 가시는 빼어졌다.

그러나 그 후휴증 아직도 자판을 치기 힘듬으로 남는다.

사랑도 그럴까..
손톱밑의 가시처럼 아픈 추억으로 남는것이 사랑일까?
아님 따뜻한 봄' 들녘의 초록의 쑥을 보면 늘 기분좋음으로
같이 떠오르는 그..추억..그것이 사랑일까?..

대체 그 맘..무엇?


-휘서-

출처 : 지운의 삶의향기
글쓴이 : 지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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